2024년에는 AI에게 코드 조각을 요청한 뒤 사람이 복사하고 고치는 일이 많았다. 2026년에 다시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AI가 저장소를 읽고 파일을 수정하며 테스트까지 실행하는 흐름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내가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모델 점수보다 AI가 답만 하던 도구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로 이동한 것이었다.
이 글은 AI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통계 보고서가 아니라 2026년 7월에 다시 확인한 개인 개발자의 관찰 기록이다. 여기서 LLM은 텍스트와 코드를 처리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 에이전트는 모델이 도구를 사용해 여러 단계를 실행하도록 만든 시스템을 뜻한다. “표준”, “필수”처럼 모든 조직에 적용되는 표현은 피하고, 확인 가능한 제품 변화와 개인 체감을 나눠 적는다.
1. LLM: 챗봇에서 에이전트로
2024년의 AI는 “대화형 어시스턴트”였다. ChatGPT-4o가 멀티모달(텍스트, 이미지, 음성)을 통합했고, Claude 3.5 Sonnet이 추론 능력으로 주목받았으며, Google Gemini 1.5 Pro가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로 화제를 모았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AI가 답변하는 구조, 그것이 2024년의 표준이었다.
2026년에는 질문에 답하는 화면과 작업을 실행하는 에이전트가 함께 쓰인다. 코딩 도구는 저장소 검색, 파일 수정, 명령 실행을 한 흐름으로 묶고, 사용자는 변경 범위와 승인 시점을 정한다.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방식도 늘고 있지만 모든 프로젝트의 표준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르다. Gartner는 2025년 8월 발표에서 2026년 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최대 40%가 작업 특화 에이전트를 포함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관측값이 아니라 전망치다.
2. 모델 성능과 비용: 상전벽해
2024년에는 GPT-4급 성능이 최전선이었고, 그 성능을 누리려면 상당한 API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오픈소스 모델들은 상용 모델과 격차가 뚜렷했고, Llama 3이나 Mistral이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프로덕션 수준으로 쓰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2026년에는 작은 모델, 오픈웨이트 모델, 고성능 유료 모델의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같은 이름의 벤치마크 점수라도 도구 사용과 추론 예산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API 가격도 입력·출력·캐시·도구 호출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2년 전보다 100배 저렴하다”는 하나의 숫자보다, 자신의 작업을 끝내는 데 든 총비용과 재시도 횟수를 재는 편이 유용하다.
3. 멀티모달: 선택에서 기본으로
2024년에 멀티모달은 프론티어 모델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GPT-4o가 텍스트·이미지·음성을 통합해 화제를 모았고, OpenAI는 텍스트-투-비디오 모델 Sora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제 워크플로는 여전히 텍스트 기반이었다.
2026년에는 주요 제품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을 함께 다루는 기능을 찾기 쉬워졌다. 그러나 입력 형식을 많이 지원한다는 사실과 서로 다른 형식의 정보를 정확히 연결해 추론한다는 것은 다르다. 개발할 때는 “이미지를 받을 수 있는가”보다 화면 속 수치, 위치, 상태를 실제 테스트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읽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4. 규제: 이론에서 현실로
2024년은 AI 규제의 원년이었다. EU AI Act가 승인되었고,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AI 행정명령이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고, 기업들이 당장 체감하는 규제 부담은 크지 않았다.
2026년의 규제는 진짜가 됐다. EU AI Act의 대부분 조항이 2026년 8월까지 효력을 발휘하며, 투명성, 감독, 책임성에 대한 구체적 의무가 부과된다. 미국은 연방 수준의 통합 법안 없이 주 단위 규제가 난립하는 파편화 상태다. 캘리포니아의 투명성 법률, 텍사스의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 법안이 2026년 1월에 발효됐고, 콜로라도 AI Act는 6월 발효를 앞두고 있다. 기업들에게 AI 거버넌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비즈니스 기능이 되었다.
5. 인프라와 에너지: 새로운 병목
2024년의 병목은 GPU였다. NVIDIA의 H100 공급 부족이 AI 개발 속도를 좌우했고, 누가 더 많은 칩을 확보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었다.
2026년에는 GPU 확보뿐 아니라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부지까지 함께 논의된다. 무엇이 “가장 큰 병목”인지는 지역과 사업자에 따라 다르지만, 모델 개발 문제가 칩 한 종류의 공급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국가와 지역이 자국 안에서 연산 능력과 모델 운영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6. 1년 반의 공백, 그리고 충격: 군 복무자가 체감한 AI의 변화
여기서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는 1년 반 동안 군 복무를 했다. 입대 전인 2024년에도 Claude나 ChatGPT를 코딩에 활용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체감 신뢰도는 처참했다. 10번 코드를 요청하면 6번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코드가 나왔다. 로직이 틀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API를 지어내거나, 컴파일조차 안 되는 코드를 자신 있게 내놓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결국 AI가 생성한 코드를 사람이 한 줄씩 검증하고 디버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써야 했고, “이럴 거면 그냥 내가 짜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런 기억을 안고 전역한 2026년의 AI 세계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7. 프로그래밍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Claude Code, Codex, OpenClaw
전역 후 가장 먼저 느낀 건 코딩 AI가 코드 조각을 제안하는 기능에 더해, 저장소 안에서 작업을 이어 가는 에이전트 형태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Claude Code는 터미널에서 저장소를 읽고 파일을 수정하며 명령을 실행하는 Anthropic의 코딩 에이전트다. Spotify 경영진은 2026년 초 일부 개발자의 AI 사용을 강한 표현으로 소개했지만, 이를 모든 개발자가 코드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Spotify가 6월에 공개한 자료에서는 엔지니어의 99% 이상이 매주 AI 코딩 도구를 쓰고, 풀 리퀘스트 빈도가 76% 늘었다고 설명하는 동시에 리뷰 부담도 함께 늘었다고 밝혔다.
OpenAI Codex 앱은 2026년 2월 macOS용으로 공개된 뒤 여러 작업 스레드를 병렬로 관리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OpenAI는 6월 발표에서 Codex 주간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제품 채택 규모를 보여 주지만, 개별 작업의 정확도나 사람 검토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OpenClaw는 메시징 앱과 로컬 도구를 연결해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작업을 실행하는 오픈소스 개인 에이전트다. 2026년 2월 창시자 Peter Steinberger가 OpenAI에 합류했지만, OpenClaw 자체가 인수된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는 독립 재단으로 이전해 오픈소스로 남았다. 로컬 파일과 외부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편리함과 보안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 도구들이 공통으로 바꾼 것은 작업의 단위다. 한 함수를 자동 완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슈 하나를 조사하고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묶음을 맡길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배포까지 무조건 위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경 범위가 크거나 되돌리기 어려울수록 사람이 계획과 결과를 확인하는 지점을 더 명확히 두어야 한다.
1년 반 전, 10번 중 6번은 실패하던 AI 코딩이 이제는 수만 줄의 코드를 자율적으로 작성하고 스스로 테스트까지 하는 시대가 됐다. 코드를 “짜는” 것에서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것으로, 개발자의 핵심 역량이 이동하고 있다.
8. 게임 개발과 AI: Unity의 대전환
게임 개발자로서 가장 체감이 큰 변화를 별도로 다뤄보자.
2024년에 Unity에서의 AI 활용은 주로 서드파티 플러그인 수준이었다. AI 기반 에셋 생성 도구나 NPC 대화 시스템 정도가 실험적으로 사용되었고, 코파일럿 스타일의 코드 어시스턴트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Google이 Gemma Unity 플러그인을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를 게임에 통합하는 실험도 이뤄졌다.
2026년 5월 Unity는 Unity 6용 Unity AI 오픈 베타를 공개했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에디터 안의 Ask·Plan·Agent 모드, MCP 서버, Unity AI Gateway, 생성 도구가 포함된다. 이는 프로젝트의 씬과 오브젝트를 바탕으로 질문하거나 제한된 작업을 실행하는 도구다. 자연어 한 줄로 완성된 게임과 수익화까지 자동 해결한다고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런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저품질 게임의 범람(“AI 슬롭”)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1983년 비디오 게임 대붕괴의 교훈을 상기시키는 의견도 있다. Google의 Project Genie 같은 AI 월드 모델이 게임 엔진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도 있지만, Bromberg CEO는 월드 모델은 영감과 에셋의 원천이지 게임 엔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AI는 게임 개발의 가속기이지, Unity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9. 보안과 위협: 새로운 전선
2024년에는 프롬프트 인젝션이나 할루시네이션 같은 AI 고유의 취약점이 학술적·실험적 수준에서 논의됐다.
2026년에는 이러한 취약점이 실제 공격으로 현실화됐다. AI 시스템에 대한 침해 사례와 AI를 활용한 악성 캠페인이 2025년 하반기부터 다수 보고되었고, 에이전틱 AI의 확산은 공격 표면을 크게 넓혔다.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반 에이전트 시스템의 보안 위험, AI 공급망(데이터셋, 오픈소스 모델, 도구)의 취약성, 그리고 AI를 이용한 대규모 허위정보 캠페인까지, 보안 환경은 방어자가 따라잡기 벅찬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한눈에 보는 2024 vs 2026
| 구분 | 2024년 | 2026년 |
|---|---|---|
| AI의 역할 | 답변·자동 완성 중심 | 저장소와 도구를 사용하는 작업 흐름 확대 |
| 모델 사용 방식 | 한 대화에서 한 요청 처리 | 긴 작업과 병렬 작업을 관리하는 제품 증가 |
| 멀티모달 | 일부 제품의 차별화 | 주요 제품에서 흔해졌지만 정확도 검증 필요 |
| 성능 대비 비용 | 고성능 선택지가 제한적 | 가격·속도·로컬 실행 선택지가 다양해짐 |
| 오픈 모델 | 상용 모델과 격차가 컸음 | 용도에 따라 실무 후보가 늘어남 |
| 규제 | 프레임워크 수립 단계 | 실제 법적 의무 발효 |
| 병목 | GPU 칩 확보 | 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
| AI 코딩 | 코드 조각 제안 중심 | 파일 수정·명령 실행·테스트까지 범위 확대 |
| 게임 개발 | 외부 플러그인 중심 | Unity 에디터 안의 AI 오픈 베타 등장 |
| 보안 위협 | 학술적 논의 | 실전 공격 현실화 |
마치며
1년 반의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개발을 시작했을 때, AI에게 맡기는 작업 단위가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는 코드 조각을 받아 사람이 옮겼다면, 이제는 저장소 안에서 수정과 테스트를 이어 가게 할 수 있었다. 다만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과 결과가 옳다는 것은 별개다.
2024년에서 2026년 사이에 달라진 것은 AI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의무가 아니다. 맡길 수 있는 작업의 범위가 넓어졌고, 그만큼 권한·검증·비용·보안을 설계할 책임도 커졌다. 코드를 생성하는 속도만 보면 변화를 절반만 보는 셈이다.
Unity 개발자로서 체감하는 것은 AI가 외부 채팅창에서 에디터와 저장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능력은 코드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작게 정의하고 실행 결과를 확인하며 잘못된 변경을 되돌릴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본다.
다시 확인한 자료
- Gartner — 2026년 말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 전망
- OpenAI — Codex 앱 공개
- Spotify Engineering — AI 도구 도입과 리뷰 부담
- Unity — Unity AI 오픈 베타
- OpenClaw 공식 사이트
2024년과 2026년의 가장 큰 차이는 모델 성능 자체보다 AI가 답변 도구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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